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굴곡의 언덕을 오를 때가 있습니다. 파도와 같은 큰 풍랑 속에서도 그 길이 내가 갈 길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막연히 나아갈 때도 있지요.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늘 한 곳에 시선이 머무는 이유는 희망이라는 이유가 거기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장례지도사로서 혹은 염사로서 여러 고인을 만나다 보면 그들의 삶의 궤적이 훅하고 스쳐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으니, 오해 금지입니다.) 세상에 오셔서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각고의 노력으로 살아오셨을 겁니다. 부와 권력을 많이 가졌을 수도, 시름의 고통을 가지고 한평생 살아왔을 수도, 평생 주변인의 삶을 살아왔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모두 그들이 가진 인생역정(人生歷程)인 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 되었다,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엔 우리의 생각이 섣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건 온전히 본인의 몫이고 자신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그 이면의 것을 바라봐야 합니다. 애증이던 사랑이던 그들의 뒷모습에 대해 혹평보다는 좋은 곳에 가시라는 마음의 배려를 전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린 그것을 '명복(冥福)을 빕니다'라는 인사말로 표현합니다. 이승에서 누리지 못한 복을 죽어서라도 꼭 받을 수 있도록 신께 고하는 우리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명복은 아마도 간절한 기도로서 고인을 위해 내 마음을 신께 전하는 마지막 인연의 요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배웅해 드린 모든 분들... 그분들 모두 지극히 좋은 곳에서 풍성한 복을 받으며, 넉넉히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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